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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됐다"…90조 퍼붓는 日, 반도체 부활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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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TSMC 등에 업고 日 반도체 부활 선언구마모토 1공장 가동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한때 50%가 ...
TSMC 등에 업고 日 반도체 부활 선언구마모토 1공장 가동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한때 50%가 넘었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쪼그라든 일본 반도체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25일 TSM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서 모리스 창 창업자, 류더인 회장,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마모토 제1공장’ 개소식을 했다. 창 창업자는 기념사를 통해 “일본 반도체 제조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믿는다”며 “일본과 세계의 반도체 공급망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메시지로 참석을 대신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첨단 연산 반도체가 생산되는 것은 일본 반도체산업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TSMC의 세계 전략 속에서 일본이 중요한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구마모토 1공장은 기쿠요마치의 약 21만㎡ 부지에 자리 잡았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인 클린룸만 4만5000㎡ 크기로, 일본 프로야구 경기장인 도쿄돔 면적에 육박한다. 이 공장은 당분간 시험생산에 들어간 뒤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나선다. 자동차와 가전기기에 사용되는 12~28나노미터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한다. 일본 소니와 덴소, 도요타도 이 공장을 운영하는 TSMC 자회사 JASM에 출자했다.TSMC 공장 유치는 일본 반도체 부활 전략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TSMC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인근에 제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TSMC 구마모토 공장 개소모리스 창 "일본과 함께 세계 반도체 공급망 강화"1988년 일본 반도체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3%였다.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가 1~3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6곳이 일본 회사였다. 일본 반도체 기업의 생산공장이 몰린 규슈는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렸다.2021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반도체 전략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은 이듬해 “이대로라면 2030년 일본의 반도체 점유율은 거의 ‘제로(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랬던 일본 반도체산업이 TSMC 공장 유치를 계기로 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새 세계 1~3위 반도체 기업 유치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장관)은 지난 24일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서 열린 TSMC 구마모토 제1공장 개소식에서 “일본에서 처음 12~28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게 됨에 따라 반도체산업의 빠진 조각(미싱 피스)을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반도체업계에서 양산할 수 있는 최신 공정은 40㎚ 수준이다.사이토 장관의 말대로 불과 2년 새 일본은 세계 1~3위 반도체 기업인 TSMC, 삼성전자, 인텔의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거점을 모두 자국에 유치했다.구마모토 제1공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 이은 TSMC의 두 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다. 2022년 4월 착공해 작년 12월 건물을 완성했다. 당초 4~5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 공사 기간을 7000여 명의 인력이 24시간 3교대로 일하며 20개월로 단축했다. 대만 주재원 약 400명, 소니 반도체 파견 직원 200명을 비롯해 총 1700명이 근무한다. 제1공장 투자비 1조3000억엔(약 11조5092억원) 가운데 4760억엔을 일본 정부가 지원했다.TSMC는 올해 연말에는 제2공장을 착공해 2027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TSMC는 “제1, 2공장이 모두 가동하면 구마모토는 범용제품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용 첨단제품까지 생산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제3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일본이 경제적인 절박함으로 추진한 반도체산업 부활은 미·중 갈등 수혜까지 보며 순풍을 만났다는 분석이다.일본 정부는 2021년 반도체산업을 살리기 위해 2030년까지 반도체 관련 매출을 2021년의 세 배인 15조엔(약 133조원)으로 늘린다는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발표했다. 일본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새로 짓는 기업에 최대 절반까지 건설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걸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불러들였다.특히 TSMC의 일본 진출은 주요 반도체 기업이 일본에 생산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하는 기폭제가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2~2029년 일본 내 반도체 공장 투자액이 총 9조엔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미·중 패권경쟁은 반도체산업의 부활이 절실한 일본에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미국은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을 체결해 일본의 반도체산업을 고사시킨 나라다. 중국과 기술경쟁이 첨예해지자 이번에는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면서 일본의 반도체산업을 살리려 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미국 IBM의 기술 지원을 받아 라피더스라는 합작 반도체 회사를 설립해 2027년까지 2㎚급 최첨단 반도체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다.일각에서는 노동력 확보 등 일본 반도체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TSMC 2공장까지 가동하면 규슈에서 반도체 관련 인재가 향후 10년 동안 연간 1000명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전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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