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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진 지상무기 방산 전시회…'K방산'에도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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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김호준 기자기자 페이지육군협회 'KADEX'·IDK 'DX KOREA' 9월25일 각각 개최국내외 방산업체들 혼란 가중…"정부 조정 역 ...
육군협회 'KADEX'·IDK 'DX KOREA' 9월25일 각각 개최
국내외 방산업체들 혼란 가중…"정부 조정 역할 시급"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격년제로 개최되는 지상무기 전시회가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와 민간 전시업체인 IDK 사이의 갈등으로 둘로 쪼개지면서 순풍을 탄 'K방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국내 지상무기 전시회는 'DX KOREA'라는 명칭으로 2014년부터 짝수년에 육군협회 주최, IDK 주관으로 2022년까지 다섯 차례 개최됐다.
그러나 올해는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국내 최대 전시업체인 메쎄이상이 주관하는 'KADEX'와 IDK가 주도하는 DX KOREA로 갈라섰다.
광고◇ 육군협회·IDK, 지상무기 전시회 놓고 갈등 지속
KADEX와 DX KOREA는 올해 9월 25일 같은 날에 각각 충남 소재 계룡대 활주로와 수도권인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양측 갈등의 발단은 회계처리상 신뢰 문제와 전시회 수익금 배분 문제였다. IDK가 육군협회에 제출한 회계자료에 따르면 DX KOREA는 1∼4회까지는 적자를 내다가 5회째인 2022년에 10억원 가까이 흑자를 냈다.
육군협회는 IDK가 전시회 비용을 과다계상하는 등 회계처리를 불투명하게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IDK는 전시회가 어렵사리 흑자로 돌아서자 육군협회가 자사를 몰아내기 위해 모함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양측은 소송전을 벌이면서 화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급기야 각각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DX KOREA 명칭은 2021년에 상표권을 등록해둔 IDK가 계속 쓰게 됐다. 육군협회는 DX KOREA라는 명칭은 육군협회와 IDK의 공동 소유인데 일방적으로 상표권 등록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KADEX라는 새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1∼5회 DX KOREA가 열린 전시장인 일산 킨텍스에는 양측이 모두 전시장 대여 신청을 했는데, 기존 전시회가 우선이라는 킨텍스의 내부 규정에 따라 DX KOREA가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육군협회는 성남 서울공항과 계룡대 활주로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지상무기 수요군인 육군본부와 인접한 계룡대 활주로에서 KADEX를 열기로 결정했다.
◇ 軍후원은 육군협회·기존 전시장은 IDK 차지
육군협회는 기존 전시회 명칭과 전시장을 놓쳤지만, 국방부와 육군본부의 후원을 받게 됐다.
방산업체가 생산한 전차나 자주포 등 지상무기는 곧바로 육군에 인도된다. 따라서 방산업체가 지상무기를 전시하려면 육군으로부터 장비 대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육군본부의 후원이 필요하다.
DX KOREA는 국방부와 육군본부의 후원을 받지 못해 지상무기 전시 측면에선 불리한 입장이고, KADEX 개최지인 계룡대 활주로는 교통수단 및 인근 숙소 확보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육군협회와 IDK는 자신들이 개최하는 전시회에 방산업체를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개최되는 두 개의 지상무기 전시회로부터 참가 요청을 받는 국내외 방산업체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21일 "두 전시회가 9월 25일로 시작 날짜가 같아 둘 중의 한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022년 DX KOREA 참가업체들은 올해 개최되는 DX KOREA에도 참가하기 위해 전시 부스 신청을 하면서 계약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이미 지급한 상태다.
◇ 방산업체 "곤혹스럽다"…방사청 후원 결정이 관건
육군협회는 일부 국내외 방산업체에 DX KOREA 대신 KADEX 참가를 선택하면 2년 전에 납부한 계약금을 보존해주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IDK는 이를 두고 업무방해라며 반발했다.
방산업체의 규제당국인 방위사업청이 KADEX와 DX KOREA 중 어디를 후원할지도 관건이다.
방위산업 육성과 방산수출 진흥을 담당하는 방사청의 후원 결정에 따라 방산업체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기술품질원 등 방사청 출연기관도 방사청이 후원하는 전시회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방사청은 방산 전시회에 참가하는 중소 및 중견 업체에 내부 검토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육군협회와 IDK의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방사청은 선뜻 후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산 지상무기가 세계 곳곳에 수출되며 'K방산'이 순풍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지상무기 전시회를 놓고 육군협회와 IDK의 다툼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해 정부 일각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방산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방산 수출 중요한 고비인데"…국익 훼손 우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2∼3년이 방산 수출에 중요한 고비이고, 방산 전시회는 해외 바이어들을 모셔 와 영업할 기회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지상무기 전시회도 잘 돼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IDK는 킨텍스라는 장소를 가져갔고, 육군협회는 군(국방부와 육군본부)의 후원을 받았다"면서 "둘이 계속 싸우면 국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산업계에서도 지상무기 전시회의 정상 개최를 위해 정부가 시급히 조정 혹은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육군협회 관계자는 "방사청이 후원 결정을 내리면 모든 것이 정리된다"면서 방사청의 조속한 후원 결정을 촉구했다.
IDK 관계자는 "방산 전시회는 방산기업과 군, 정부가 함께하는 범정부 차원의 비즈니스 축제가 돼야 한다"면서 "방산기업들의 불필요한 고민 해소를 위해 더는 주저할 시간이 없다"며 정부의 중재 역할을 기대했다.
hojun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2/21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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