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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부통령으로… 세습 그림자 남긴 ‘인도네시아 첫 문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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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조코 위도도 ‘대통령 10년’ 명암인도네시아에서 대선이 실시된 14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자카르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완료했다’는 뜻의 잉크를 묻힌 새끼손가락을 들 ...
조코 위도도 ‘대통령 10년’ 명암인도네시아에서 대선이 실시된 14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자카르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완료했다’는 뜻의 잉크를 묻힌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14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73) 현 국방장관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라보워는 이날 표본 투표함 개표가 80%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59%의 득표율로 경쟁자인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24%)와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17%)를 크게 앞섰다. 인도네시아는 유권자가 2억500만명에 달하고 섬 지역이 많은 특성상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한 투표소를 표본으로 지정해 선거 결과를 예측한다. 프라보워는 이날 “우리 모두가 이겼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프라보워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모두 조코 위도도(조코위)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이후 조코위 연립정부 국방장관으로 입각했으며, 조코위의 아들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 수카르타 시장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발탁했다. 차기 대통령은 10월 취임한다.
프라보워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집권 10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경제성장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코위가 군부와 결탁해 사실상 권력 세습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부·엘리트·세습 정치인들이 쥐락펴락하던 인도네시아에서 서민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조코위는 ‘개천에서 난 용’이자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군부 출신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을 눈앞에 두게 되면서, 세습과 독재로 얼룩진 과거로 나라를 퇴행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기준으로 인도·미국에 이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로 불린다. 그러나 조코위 이전의 정치 상황은 ‘민주’와 거리가 멀었다. 30년간 이어진 수하르토 군부 통치 시대는 1998년 민주화 운동으로 막을 내렸지만, 한동안 혼돈이 지속됐다. 2004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뒤 선출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군부 엘리트 출신이었다.
조코위의 장남이자 이번 대선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선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이 지난 9일 자바주(州) 수메당에서 선거 유세를 하며 지역 전통 모자를 쓴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조코위가 샛별처럼 등장했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로 가구 사업을 일군 뒤 2005년 고향인 소도시 수라카르타 시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친서민 행보로 인기를 끌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높였고 2012년에는 수도 자카르타를 관할하는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는 53%를 득표해 프라보워(46%)에게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고, 5년 뒤 리턴 매치에서는 격차를 55% 대 44%로 벌렸다. 그의 재임기 인도네시아 경제는 약진했다. 2014년 8900억달러(약 1188조원)였던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약 1조3900억달러까지 고속 성장했다. 780㎞에 불과했던 고속도로는 3400㎞까지 늘었고, 16개의 공항과 18개의 항구, 38개의 댐이 새로 생겨났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임기 말 지지율이 더욱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은 무려 76%에 달했다. 이런 인기 때문에 일부 지지자들의 3선 도전을 요구에도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던 조코위는 ‘아름다운 퇴장’을 할 것처럼 보였지만, 아들의 부통령 출마로 세습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은 편법의 연속이었다. 기존 선거법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만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 기브란은 출마할 수 없지만, 조코위의 매제 안와르 우스만이 이끄는 헌법재판소가 작년 10월 이 법에 선출직에 오른 경력이 있는 자라는 조건을 더하며 출마가 가능해졌다. 조코위는 자신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지만, 그의 의중 없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는 반박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선거 막바지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투표를 사흘 앞둔 11일 유튜브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더러운 투표(Dirty Vote)’가 조회 수 800만회를 돌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네시아 탐사 저널리스트 단디 드위 락소노가 만든 2시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는 조코위가 프라보워·기브란의 선거 운동을 은밀하게 도왔다고 폭로하는 내용이다. 선거 전날인 13일에는 욕야카르타의 국립 가자마다대학 앞에서 대학생 수천 명이 모여 조코위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투표는 친(親)조코위 진영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지만, 국민적 반감이 확산될 경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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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73) 현 국방장관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라보워는 이날 표본 투표함 개표가 80%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59%의 득표율로 경쟁자인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24%)와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17%)를 크게 앞섰다. 인도네시아는 유권자가 2억500만명에 달하고 섬 지역이 많은 특성상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한 투표소를 표본으로 지정해 선거 결과를 예측한다. 프라보워는 이날 “우리 모두가 이겼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프라보워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모두 조코 위도도(조코위)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이후 조코위 연립정부 국방장관으로 입각했으며, 조코위의 아들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 수카르타 시장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발탁했다. 차기 대통령은 10월 취임한다.
프라보워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집권 10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경제성장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코위가 군부와 결탁해 사실상 권력 세습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부·엘리트·세습 정치인들이 쥐락펴락하던 인도네시아에서 서민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조코위는 ‘개천에서 난 용’이자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군부 출신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을 눈앞에 두게 되면서, 세습과 독재로 얼룩진 과거로 나라를 퇴행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기준으로 인도·미국에 이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로 불린다. 그러나 조코위 이전의 정치 상황은 ‘민주’와 거리가 멀었다. 30년간 이어진 수하르토 군부 통치 시대는 1998년 민주화 운동으로 막을 내렸지만, 한동안 혼돈이 지속됐다. 2004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뒤 선출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군부 엘리트 출신이었다.
조코위의 장남이자 이번 대선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선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이 지난 9일 자바주(州) 수메당에서 선거 유세를 하며 지역 전통 모자를 쓴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조코위가 샛별처럼 등장했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로 가구 사업을 일군 뒤 2005년 고향인 소도시 수라카르타 시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친서민 행보로 인기를 끌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높였고 2012년에는 수도 자카르타를 관할하는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는 53%를 득표해 프라보워(46%)에게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고, 5년 뒤 리턴 매치에서는 격차를 55% 대 44%로 벌렸다. 그의 재임기 인도네시아 경제는 약진했다. 2014년 8900억달러(약 1188조원)였던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약 1조3900억달러까지 고속 성장했다. 780㎞에 불과했던 고속도로는 3400㎞까지 늘었고, 16개의 공항과 18개의 항구, 38개의 댐이 새로 생겨났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임기 말 지지율이 더욱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은 무려 76%에 달했다. 이런 인기 때문에 일부 지지자들의 3선 도전을 요구에도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던 조코위는 ‘아름다운 퇴장’을 할 것처럼 보였지만, 아들의 부통령 출마로 세습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은 편법의 연속이었다. 기존 선거법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만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 기브란은 출마할 수 없지만, 조코위의 매제 안와르 우스만이 이끄는 헌법재판소가 작년 10월 이 법에 선출직에 오른 경력이 있는 자라는 조건을 더하며 출마가 가능해졌다. 조코위는 자신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지만, 그의 의중 없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는 반박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선거 막바지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투표를 사흘 앞둔 11일 유튜브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더러운 투표(Dirty Vote)’가 조회 수 800만회를 돌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네시아 탐사 저널리스트 단디 드위 락소노가 만든 2시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는 조코위가 프라보워·기브란의 선거 운동을 은밀하게 도왔다고 폭로하는 내용이다. 선거 전날인 13일에는 욕야카르타의 국립 가자마다대학 앞에서 대학생 수천 명이 모여 조코위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투표는 친(親)조코위 진영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지만, 국민적 반감이 확산될 경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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